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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언론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논란..누가 자초했나 / 조수진(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3일 (토) 20:20~21:00
 □ 진행 : 변지유 아나운서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언론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논란..누가 자초했나

◇ 변지유 아나운서(이하 변지유)>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조수진 겸임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변지유> 최근 오보, 허위보도가 계속되면서 여기저기 소송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짜뉴스가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조수진> 네, 지난 23일입니다. 법무부가 상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도입 추진>에 대한 입법 예고를 한건데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반사회적인 위법행위에 대하여 실손해 이상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현재<제조물책임법>등 일부 분야에 3~5배 한도 배상책임제를 도입한다라는 내용입니다. 법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보면요, ‘영리활동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통한 수익추구 유인을 억제할 필요성이 있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아래 *최근 범람하는 가짜뉴스, 허위정보 등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위법행위에 대한 현실적인 책임추궁 절차나 억제책이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개선과 사회구조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법안을 마련했다'라고 밝힙니다.

◇ 변지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미디어계에선 낯설지만 이미 도입된지 좀 됐죠?

◆ 조수진>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를 우리 법체계에 도입할 것인지는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2011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를 도입한 이래 많은 법률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구요, 현재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19개 분야에서 도입된 상탭니다. 법무부에서 이번에 발표한 개정안은 이렇게 19개 법률에 흩어져 있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상법으로 규정해서 일반 분야로 확대 도입한다는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언론사도 상법상 회사거든요, 그래서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이 되는 겁니다. 이번에 최대 5배 범위 내에서라고 밝히고 있어서 문제가 될 경우 3~5배 범위 내에서 배상해야하는 겁니다.

◇ 변지유> 최근에는 여당 의원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피해구제와 관련한 입법 발의를 했어요?

◆ 조수진> 언론보도에 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사실 그동안 몇 차례 있어왔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 6월에 가짜뉴스 허위 사실 등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3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구요, 2004년 작업은 해놓고 제출은 뭇한 상태였는데요, 당시에 법안을 마련했을 때 피해보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자본력 있는 매체가 오히려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우려로, 그리고 19대 때에도 여러 논란이 있었고, 자동 폐기됐었습니다.
2004년에 있엇던 만두소 파동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가짜뉴스로 인해 만두소 업체 사장이 한강에 투신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고, 이후 만두소에 문제없음으로 판명됐지만 아무런 사과도, 책임도 지는 언론이 없었죠.

◇ 변지유> 그렇군요. 언론사를 상대로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여론은 어떤가요?

◆ 조수진> 미디어오늘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동안 ‘가짜뉴스 보도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찬성한다는 의견이 81%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반대한다가 11%, 모름, 기타의견이 8%였구요. 이 결과는 국민들이 얼마나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가를 나타내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얼마나 신뢰를 안하느냐하면요...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시사인이 매년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를 실시합니다. 지난 9월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겁니다. 가장 신뢰하는 매체 두 곳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유튜브가 19.2%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네이버(17.9%), kbs(13.1%)순으로 나타납니다. 공영방송보다 유튜브, 네이버가 신뢰도가 높다? 우리 언론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일입니다만...글쎄요..


그리고 또 하나, 유튜브는 성향에 맞는 콘텐츠가 맞춤형으로 공급되는데요. 그야말로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는, 확증편향 현상이 뚜렷하구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여론이 언론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것은 언론이 자초한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확인없이, 의혹만 양산하는 폭로 저널리즘, 따옴표 저널리즘, 오보, 왜곡보도...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이 언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 거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다.

◇ 변지유> 언론에 대한 신뢰가 그야말로 이제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언론계 내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조수진> 정청래 의원의 법안 발의가 발표되자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3단체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이라며,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냅니다. 아까도 이야기한 것처럼, 2004년, 2012년 두 차례 도입 시도가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폐기됐었잖아요. 이를 두고 두 차례 무리한 입법이라는 점이 증명된 상황에서 이를 재발의하는 것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사 제목에두요, ‘슈퍼 여당의 언론 입막기’..이런 기사들이 이번 법무부의 상법개정안 발표 이후에도 역시 언론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언론3단체가 ‘언론 자유 유린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중지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반대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현행법, 제도로는 실질적인 언론 보도 피해구제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대한 찬성입장을 냈습니다. 실제로 언론중재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재판 2220건 중 실제 금전배상으로 이어진 재판은 900건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해배상 인용액도 보면 500만원 이하인 경우가 전체 사건의 47.4%,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가 23.4%로 나타납니다. 외국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금액이긴 합니다.

◇ 변지유> 언론 종사자들이나 언론사들은 일제히 반대하는 상황이군요. 반대로 민변 등 시민사회에서는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구제를 이유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이고요.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 조수진> 영미권에서는 오랜 역사가 있구요, 배상액도 상당합니다. 징벌배상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미국은 원칙적으로 보통법에 근거하고 있는 제도고, 어떠한 연방법도, 주법도 징벌배상, 배상액 산정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주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왔는데요. 명예훼손 등과 같은 고의나 악의를 묻기 쉬운 분야의 소송에서 30%정도 청구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배상액은 83%가 100만 달러 미만, 17%가 1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미국의 경우 자유를 적극 보장하는 대신 자유에 따르는 책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징벌적 배상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008년 영국 보수당 상원의원이 아동성학대범인거 같다고 잘못 보도했다가
3억원 정도의 손해배상을 판결 받은 경우도 있구요, 미국의 경우 2016년 프로레슬러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동영상을 올린 인터넷 매체가 1억4천만 달러를 배상액으로, 파산을 신청해 3100만 달러를 물어내고 매각된 경우 등 상상할 수 없는 배상액입니다.

◇ 변지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언론종사자들이 주장하는 언론자유 침해도 마냥 고집부린다고만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보이고요, 아니면 말고식의 무분별한 보도도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보이기는 합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조수진> 일단 이 법안이 허위사실을 인지하고도 피해를 입힐 목적으로 보도하는 경우 ‘악의적 보도’로 규정하고 피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피해자가 언론상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률입니다. 여기서 ‘악의적인 것’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해석이 필요하구요, 그래서 사회적 합의 공론의 장이 필요한 거죠,
동시에 악용의 소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최근 가짜뉴스 너무 많습니다. 오보, 왜곡...그런데 책임은 지지 않지요.. 이런 상황에서 언론자유 침해를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이제는 언론 스스로가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고 보는데요. 그렇다면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조금 상징적인 것으로 보면 어떨지...
사실 언론의,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잘 지키면 문제될 게 없을수도 있는 문제거든요, 우리가 이 시간을 통해 늘 강조하는 게, 보도준칙, 보도윤리 만들어놓고 지키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언론인권센터가 ‘기사의 질을 높이려면 기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지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 제도 도입을 주장했는데요.. 이제는 책임을 지려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가 조금을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변지유> 네, 책임지는 언론의 모습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변지유> 지금까지 국민대 조수진 겸임교수였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ytn.co.kr/_ln/0106_202010051201352136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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