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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중·러 관계의 취약성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양국 군사동맹 거론되지만
경제·문화적 이질성 매우 커
러 전통적으로 아시아경시
양국 대미경색 완화된다면
중·러동맹 즉시 사라질 것

 

 

지난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중국과 한국을 방문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미·중 대립 속에서 이번 방한으로 중·러 관계의 현상 및 전망은 주목을 받았다. 대부분의 관찰자들은 중·러 양국이 미국과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국가들이며, 중·러 관계를 사실상 동맹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 아니지만, 실제 중·러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취약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최근에 미국과의 대립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의 굴기(屈起)는 미국의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사가 셀 수 없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강력한 신흥국의 등장은 기존 패권국과의 대립과 충돌을 야기한다. 

 

초강대국의 위치를 상실한 러시아는 미국의 세계적인 역할에 도전할 능력이 없지만 구소련 지역을 비롯한 이웃 지역을 자신의 `자연스러운 영향권`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미국을 비롯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영향을 단호히 가로막을 의지가 있다. 

 

물론 러시아도 중국도 국내 정치에서 갈수록 권위주의 경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지정학적 이유로 생긴 대립은 사상적인 색깔도 가지게 되었다. 미국 측은 이 대립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하고, 중·러 측은 외세 간섭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1970~1980년대 두 나라는 같은 공산주의 국가이면서도 상대방을 적국으로 간주했지만, 요즘에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 얼마 전부터 양국이 공식적인 군사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까지 외교가에서 가끔 들리고 있다. 

 

이러한 동맹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튼튼할지 매우 의심스럽다. 동맹과 엇갈리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러 양국의 국력, 특히 경제력을 비교하면 중·러 동맹이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의 군사력은 아직 중국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다른 거의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는 중국에 많이 뒤처져 있다. 2019년 러시아 총생산액은 1조6000억달러인데, 중국의 14조1000억달러에 비하면 9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러시아 엘리트도, 일반 대중도 불평등한 동맹관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1990년대 말부터 러시아와 서방의 사이가 악화되기 시작한 핵심 이유는 당시에 서방 측이 러시아를 평등한 강대국으로 대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매우 위험한 위기의 경우, 러시아는 다른 서방 강대국들과 불평등한 관계를 맺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는 심한 위기 상황이 아니며, 러시아에 중국은 `상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아시아 국가일 뿐이다. 

 

러시아에서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아예 없는 것은 동맹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다. 지난 300년 동안 러시아 엘리트들은 서방과 정치적으로 대립했을 때조차 서방 선진국을 본받을 대상으로 보았다. 그들은 서방의 언어를 열심히 배웠고 서방에서 유학했으며 서방의 도서를 열독했다. 역사적으로 말하면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에 비해서 인종주의가 약했지만, 문화적으로 아시아를 많이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일본이나 한국을 제외하면, 러시아의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지금도 러시아 엘리트층은 시끄럽게 미국과 유럽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자녀들을 유럽이나 미국으로만 유학 보내며, 비자금은 스위스은행으로 보낸다. 러시아 대기업가들 가운데 아들을 베이징대학으로 보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중·러 동맹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생긴다고 해도 지속가능한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미국과의 심한 대립은 중·러 동맹을 초래할 수 있지만, 양국의 대미관계가 완화된다면 즉각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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